(토요일 )
일주일 동안의 일상에서 해방되어
반쪽이랑 둘이서
겨울바닷가 해안도로를 따라
길을 떠난다.
시끄러운 세상 소리도 귀닫고
애들과의 전쟁도 접고
억새풀 흐드러진 길을따라
바다 낚시꾼 들의
손놀림을 바라보며
멸치잡이 배들이 떠다니는
바다저멀리
수평선도 곁눈질해가면서
머리속 온갖 잡념
날려버리고
둘만의 파라다이스에
여정을 푼다.
온기없는 공간에 보일러 음을울리고
커피물 부터 렌지에 올린다.
향긋한 커피향을
거실 가득 채우고
한모금 커피맛의 여운을 남긴채
반쪽은 집안청소부터 시작한다.
이몸도 소매걷어 부치고
어판장에서 사온
주먹만한 소라를 찜통에 �는다.
청소끝낸 반쪽은
텃밭에 심어놓은 시금치랑.겨울초,쪽파,상치를 뽑아
걷절이랑,소라회묻침을 만들고
싱싱한채소 덤성덤성 썰어넣고
촌 두부한모 썰어
조그만 노란 남비에
된장찌게도 끓인다.
구수한 된장찌게 냄새따라
어둠이 밀려오면
처마등 불밝히고
둘만의 만찬이 시작된다.
식탁엔 프랑스산 보졸레 누보
포도주 한병이 올리고
우리 입맛에 맞지도 않는
포도주 향을 음미하며
1년에 한번뿐 맛볼수없는 술이라고
침이튀도록 자랑하는
반쪽의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
밤이 깊어간다.
아싹아싹한 소라맛에
우리의 영원한술 쇠주 한병을 더비우고
하루여정을 접는다
(2003.11.25. 주말주택에서)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시절 추억 (0) | 2007.10.07 |
---|---|
곡선의 아름다움(2) (0) | 2007.10.07 |
나눔 (0) | 2007.10.07 |
신장로 십리길(등하교 길 에서) (0) | 2007.10.06 |
Daum블로그와의 첫 만남 (0) | 2007.10.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