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늦게 내려와
잠들었다 눈뜨니 6시다.
곤히 자는 마누라 깰새라 조용히
마당으로 나오니 아침공기가 조금은 차면서도
상쾌하다.
대밭위 감나무엔
잎은 다지고 빨간 감 몇개만 덜렁거리며 달려있다
올핸 해걸이를 하는지 감이 많이 안열려
다 떨어지고 까지밥으로 남겨 두었다.
마당 잔듸 밭 위엔
낙엽이 수북하다.
누릅나무 잎이랑,목련,단풍나무
백일홍나무잎일랑
노란 석류나무 잎까지...
청소하는 일도 예사 일이 아니다.
단풍이 물 들때는는 좋았지만
다떨어져 딩구니
스산해 보이고 ....
잔듸밭위에 비질은 힘들다.
잔듸 사이사이 낙엽이 잘 안쓸리기 때문이다.
대나무 가지로 직접만든 빗자루로
소나무 아래서 부터 시작하여
포도나무 애래 큰 잎부터 쓸어 나왔다
상쾌한 아침공기를 코로 느끼며
빗질 소리만 사그락 그린다.
새벽 이슬이 내려
낙엽이 꼽꼽하게 젖어 날리지도 않고
잘쓸린다.
모과 나무아래를 쓸면선 ,
돌아 오는 방학때 인도네시아
봉사활동 떠난다는 딸래미 걱정도 하고...
[혼자서 그 오지에 잘찾아갈까?
각국 팀원들과 잘적응하고
현지인들과 잘 생활할까 등등...]
눈은 빗자루 끝에서 밀려나는
낙엽을 바라보고
머리속은 수많은
생각들로
몇십년 동안의 스토리를 그린다.
다가오는 장모님 칠순 준비 걱정도 하며..
코끝으로 스며드는
아침향기에 눈을 지긋이감고
잠시 하던 빗질을 멈추고
행복함에 빠져 들기도 한다.
바스락 그리는 낙엽을 가마� 아궁이에
넣어 불태우며
그 따스한 기운과
상큼한 불냄새를 느끼면선
몇십년전
첫사랑의 기억도 떠올리며 입가에 웃음을
머금어 보기도 한다.
30여분 동안
바스락 그리는 낙엽소리 들어며
많은 긴추억속을
많은 시간속을 즐기다 왔다.
상쾌한 행복한 아침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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