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고령화와 저 출산에 따른 사회적 위험에 대한 글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비교적 젊은 도시라는 울산지역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2000년 65세 노인인구비율이 7%를 넘어서
고령화 사회로 접어 든 바 있는데
농촌지역은 대부분이 30%에 육박하는 고령사회에 접어들었고
울산을 비롯한 도시지역도 약 10년의 시차를 두고 급속한 고령화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2009년 말 울산의 고령화 율은 6.6%로 곧 7%를 넘어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 것이다.
어릴 적 육순의 부모가 있는 집 자손들은 마을 잔치를 크게 열었다.
동네사람들에게 술과 음식을 대접하고 농악으로 흥을 돋우면
자식은 부모를 등에 업고 얼씨구나 좋을시고 한 바퀴를 돈다.
3,40년이 지난 지금 그런 풍경은 어디에도 없다.
칠순, 팔순은 예사고 구순을 지나도 건강하게 사는 노인이 대수롭지 않은 시대다.
하지만 많은 노인들이 빈곤과 질병,
가족의 방임으로 인한 피폐한 생의 연명이 있을 뿐
행복한 실버시대를 보내는 사람은 많지 않다.
행복한 노후의 조건은 대체로 다음의 여섯 가지를 든다.
돈, 건강, 주거, 일, 여가, 대인관계들에서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서구 선진국과 같은
노인복지의 경험이 없기 때문에 개인적 또는 사회적 인식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노인문제는 곧 돈(일자리)과 건강과 같은 일차적 욕구 수준에 머무르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자녀양육에 모든 것을 희생하고
노후를 자녀에 의탁하는 사회문화적 전통으로 인해
개별적 노후준비가 소홀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2009년 통계청 사회통계조사에 따르면 18세 이상 인구 중
노후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 66.3%, 준비하지 않는 사람이 33.7%라고 한다.
준비방법으로는 국민연금 50.5%,
예ㆍ적금, 보험 49.9%, 사적연금 34.9%, 타 공적연금 8.4%
그 외 부동산 10.8%, 주식ㆍ채권 3.8%로 나타났다.
준비를 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가 소득이 적기 때문이라지만
소득이 많고 적음을 떠나 나이가 들면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점이 중요하다.
버스는 기다리면 다시 오지만 노후에는 되돌릴 방법이 없으니
어떻게 되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을 버려야한다.
노후준비의 기본은 누가 뭐라 해도 국민연금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제도의 진실성을 의심하며 연금을 폄훼(貶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것은 가장 기초적인 보장책을 외면하는 어리석은 짓이다.
물론 부유한 일부계층은 예외일 수 있지만
대다수의 서민들이 마지막에 의지할 곳은
국민연금 밖에 없다는 사실을 이미 현실로 많이 접하고 있다.
부동산불패 신화를 믿는 것도 어리석은 짓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효과를 일본에 25년 미국에 10년 차이로
우리나라가 뒤따라간다고 볼 때 2015~2017년경
자산가격의 커다란 변동을 겪을 가능성이 많다.
그렇지 않더라도 현금수입 창출력이 없는 자산은
노후에 무의미 할 뿐 아니라 자녀의 요구나 필요에 의해
한 순간에 소진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근래에 국민연금처럼 중도해지나
일시금 출금이 절대 불가능한 금융상품들이
일부 자산가들에게 조용히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은
그 만큼 불확실한 세태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큰 불만이 강제가입과 중도해지가 없다는 국민연금
가장 큰 불만사항을 가장 유용하게 활용하는 지혜가
무엇보다도 필요한 시기에 온 것 같다.
아름다운 노년을 말할 수 있는 노인이 얼마나 있을까.
젊은이의 낭만적인 독백에 그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도 마련해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