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로 있어줘서 고맙네.
언제까지 푸름을 잃지 않을 거 같은 나뭇잎이
차츰 힘을 잃고 퇴색되어 가는 걸 보니
이곳 남녘에도 차츰 가을이 깊어가고 있나보네 그려.
여보게, 친구 자네는 어떤가?
이때쯤이면 세월의 흐름이 빠르다는 걸 느껴지지 않던가?
마치 내가 거세게 흐르는 강물에 내가 휩쓸려가는거 같은....
뭐, 외로움, 쓸쓸함 그런 느낌은 아니더라도 말이야
낙엽이 뒹굴고 스산한 바람이 억새를 흔들 때면
마치 해가 서산으로 기울 때 느끼는 아릿한 감정처럼
알 수 없는 막연한 그리움 같은 것들로 젖어들기도 한다네.
가을! 그래 쓸쓸함으로 표현되는 가을이라서 그렇겠지?
참, 그러고 보니 자네를 알게 된지가 언제였던가?
엊그제인거 같은데 어느새 해가 몇 번이나 바뀌었네 그려.
그러고 보니 새삼 세월 빠르다는 것을 실감하겠구먼.
자네와 난 있는 듯 없는 듯..때론 안부를 물어주기도 하고
때론 나의 삶 속에서 자네란 존재를 잊은 채 살기도 했었는데..
늘 따뜻한 마음으로 그래도 친구라고 나를 지켜봐 준
자네가 있어 얼마나 든든하고 감사한지 모른다네...
‘예쁜 야생화나 열매를 보면 네가 가장 먼저 생각나더라.
그래서 너에게 보여주려고 사진 찍어왔어’ 하던 자네였지?
부족한 게 많은 나를 자네 친구로 남겨 둔 것에 대해서.
자네에게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하고 싶네.
밤은 깊어가고 밤하늘에는 별들이 총총하게 빛나고 있다네.
지금 자네도 이 별을 보고 있을까?
마치 금가루를 뿌려놓은 것 같은 하늘이라네.
별들이 빛나는 하늘 아래서 평화로운 밤으로 고운 꿈꾸게나.
그리고 환절기에 건강하시게나......자네 친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