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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시

가을이 가네 /용혜원

         가을이 가네/용혜원

          가을이 가네
          빛 고운 낙엽들이 늘어놓은
          세상 푸념을 다 듣지 못했는데
          발뒤꿈치 들고 뒤돌아보지도 않고 
          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
      내 가슴에 찾아온 고독을
      잔주름 가득한 벗을 만나
      뜨거운 커피를 마시며 함께 나누려는데
      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
      세파에 찌든 가슴을 펴려고
      여행을 막 떠나려는데
      야속하게 기다려주지 않고
      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
      내 인생도 떠나야만 하기에
      사랑에 흠뻑 빠져들고픈데
      잘 다듬은 사랑이 익어가는데
      가을이 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