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향기

[스크랩] 양지꽃 피는 봄녁

흙냄새 2008. 7. 24. 11:06

 

 

민들레

 

봄바람 부네

벚꽃 잎 날리네

황사 속 난쟁이 되어

바짝 몸을 움츠리네

 

봄바람 부네

잡초 무리 속

아기 민들레 두송이

엄마 곁에 아예 드러눕네



현호색

 

꽃자루 긴 주둥이

열대어 처럼 모아서

 

양지바른 햇살 찾아

키스 미 키스 미

 

개울가 나무 그늘

작년 피던 그 자리에

 

추운 겨울 잘 넘겼다고

키스 미 키스 미



노루귀

 

연분홍 꽃잎 아홉 장

노루 눈을 닮아서,

 

동그란 푸른 잎 석 장

노루귀를 닮아서,

 

터럭 같은 하얀 꺼치

노루 솜털을 닮아서,

 

산골아이 사모하는 소리에

 노루귀가 되었나.

 

오롯이 미소짓는

아기노루두어마리



제비꽃

 

양지 쪽

마른 잔디밭

 

누가 떨궜나

사파이어 한 조각

 

봄볕 다가와

쓰다듬고 싶지만

 

행여 다칠까

멀찍이 바라만 보네



별꽃

 

겨울밤 별나라

추위 피해 내려왔다

 

마른 갈 잎 따뜻해

늦잠 들어버렸나

 

봄 동산에 반짝반짝

숲 속 별나라



할미꽃

 

꼬부랑 꼬부랑 고개

눈 속에 헤매던 고개

 

봄이라 아지랑이

아른대는데

 

할머니 꼬부랑 할머니

그리던 막내딸은 만나셨나요?



타래란

 

새끼를 꽜어요

겨울 긴긴 밤

동치미국물에 군고구마 앞에 놓고

 

할아버지, 아버지

그리고 나

삼대가 둘러앉아

 

내년 봄 뒷동산에

붉고 흰 타래란 꽃

새끼줄처럼 주렁주렁 피우라고


 


바람꽃

 

꽃잎 다섯 장

흔들린다

살랑 살랑

 

봄볕 스쳐 가는

갈잎 그늘

아직도 매운 겨울바람 속

 

옷깃 여며도

스며드는

그리운 고향생각



깽깽이풀

 

깨갱깽깽 깽깽이풀

모닥모닥 피어 있네

 

하늘 향한 기도소리

뿌리 향내 올라오네

 

깨갱깽깽 깽깽이풀

멸종 위기 식물이라

 

보 소 보 소 깽깽이풀

산 속 깊이 숨어피소




양지꽃

 

양지만 좋아혀

양지꽃 인감유

 

양지에만 몰켜살어

양지꽃 인감유

 

해님 닮고픈

노란 꽃무더기

 

탓허지 마세유

지들도 양지만 좋아하면서

 

<원곡 최제형 님의 시>

 

 

 

<출처;tong.nate.com/hnj0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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