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동창
[스크랩] 기쁜 소식
흙냄새
2007. 11. 1. 10:54
가을이 앉았다
정숙희(보나)
문득 그리움
한 페이지 또 한 페이지 바라보다
빨간 신호등 앞에서 숨을 고른다
가을이 몰래 논빼미에 앉았다
여름 햇살은 영글지 못한 벼 이삭 끝에 매달려 흔들리고
내 마음도 따라 흔들린다
생각이 여름 해보다 더 길다
길
정숙희(보나)
진동 화장장 가는 길
물보다 빨리 가는 길 위엔 신호등이 없다
박제되어 누워있는 고양이 위로
차들이 그냥 지나가지만
심성 고운 햇살은 따라 간다
싸늘한 고요속에 까마귀 두 마리 날은다
덜컹덜컹
굽이굽이 패인 할머니의 삶도
한때는 화려 했으리라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당신은 저 길로
나는 이 길로
한걸음 더 빨리 만나기 위한 여정이다
이웃집 할머니 먼 길 가셨다
詩
정숙희(보나)
인장에 새겨진 말 한마디
달리는 말발굽보다 더 빠르고
흐트러진 머리칼은 사자의 머리칼
잡을 수 없다
광야를 지나는 생각들이
밤새도록 뒤척이며
경마장 출마에게 승부를 기다리듯
장마비에 마른날 기다리 듯
너를 기다린다
메모 :
마산 "비추미"(정숙희) 친구가 올해 제1회 마산교규 카톨릭문학
신인상(시부문)을 10월27일 수상했다